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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 & 커피이야기

앨리스의 티타임 노트예요-♪ 커피, 홍차에 관한 포스팅이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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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tea] 왜 티 컵은 커피 컵보다 클까?
작성자 앨리스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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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07-10-02 00: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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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7792

* 왜 티컵은 커피 컵보다 클까?

정확히 말하자면, 티컵이 커피 컵보다 큰 게 아니고 커피 컵은 60ml부터 220ml까지
다양한 용량으로 나오는 반면 티컵은 대부분 200ml 내외로 통일되어 있다는 거죠.

 

이것은 독일의 그 유명한 명품 도자기 <마이센>과 동양 도자기에 탐닉한 18세기의 독일의 왕,

오거스트 왕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당시 중국의 백자 항아리를 본 후 동양의 자기에 푹 빠져 있던 오거스트 왕은
자국 내에서 자기를 만들고자 시도하게 됩니다. 그는 1701년,
이웃 프로이센의 연금술사 요한 프리드리히 뵈트거를 드레스덴의 마이센(Meissen)으로
데려와 자기 개발을 명합니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독일의 자기 '마이센'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곧이어 왕은 동양자기, 특히 '아리따야끼'의 일대 콜렉션을 계획하는데요,
1717년 프레밍 백작으로부터 드레스덴에 있는 '오란다 궁전'을 구입해서 대대적으로 수리한 다음,
'일본 궁전'으로 이름을 바꿉니다. 그 궁전을 안팎으로 아리따야끼로 가득 메울 만큼
대대적으로 컬렉션을 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던 거죠.

 

그런데 왕은 왜 중국 자기가 아닌 일본자기로 컬렉션을 채우려 했을까요?
정확한 사유는 알 수 없으나 당시 중국이 명조에서 청나라로 바뀌면서 사회적 혼란이 계속 되어
자기의 수출이 일시 중단된 상태여서 유럽으로 들어가는 동양자기의 태반은
일본 이마리 항을 통해서 수출되는 아리따야끼가 주종을 이루고 있었다고 합니다.

한가지 재밌는 사실은 유럽 사람들이 '아리따야끼'라고 부르던 자기의 태반은 실제로 조선의 도공
이삼평에 의해 개발된 아리따야끼였다고 합니다.
그 근방의 지리를 아는 사람이면 쉽게 이해하듯이 이마리 항은 아리따의 입구에 위치하는
수출항에 불과합니다. 그곳 지리에 어두운 유럽인들이 수출항의 이름을 따서
'이마리야끼'라 불렀던 것이 '아리따야끼'가 된 것이죠.
사정이 이러하니 따지고 보면 유럽 자기의 원조는 우리의 조선백자라 할 수 있습니다^^

어찌됐든, 아무리 오거스트 왕이라고 해도 수입품인 아리따야끼만으로 궁전을 채우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날로 능숙해지는 마이센요에 명하여 실물과 혼동하리만큼
아리따야끼와 비슷한 자기를 만들도록 하여 전시관의 빈자리를 메우게 했던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날까지도 이어오는 마이센요의 일본 취향의 시작이었던 거죠.

그럼, 아리따야끼와 홍차 컵의 사이즈가 무슨 연관이 있느냐..
마이센요에서 처음으로 티 컵을 만들었을 때, 그들은 왕에게 물었습니다.
"컵의 용량은 얼마로 할까요?" 이 때 일본취향의 이 오거스트 왕의 대답이,
"아리따 다완과 동일하게"라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ㅎㅎ

예나 지금이나 아리따야끼의 '기마리모노'(규격품)은 구경이 약 12cm인데요,
이 구경에 균형이 잡히도록 높이와 굽을 만들다보면 그 찻잔에 들어가는 물의 용량은
대개 200ml 내외게 된다고 합니다.

 

오늘날 유럽 각지에서 생산되는 티컵의 용량은 한결같이 마이센요의 그 유명한 "블루어니언"을
가장 유서 깊고 정확한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아리따야끼 기마리모노 → 마이센의 블루어니언 → 각국의 티컵>으로 라는
과정을 거쳐 티컵의 규격은 세계적으로 통일을 보게 된 거죠.


실제로 커피 컵은 그 용량이 60ml(로열 코펜하겐) ~ 220ml(아우가르텐)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이지만, 티 컵의 크기는 한결같이 200ml내외에서 통일되어 있습니다.
마이센 200ml, 로열 코펜하겐 210ml, 민튼 220ml, 로열 덜튼 230ml.. ^^

한가지 더 재밌는 건 영국계 자기회사인 민튼과 로열 덜튼의 티컵 사이즈가 조금 더 크다는 건데요,
하루 수차례의 홍차를 마셔대는 영국 홍차 문화의 특징이 반영된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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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재밌는 이야기죠? 유럽에서 처음으로 자기를 구워냈다는, 그 유명한 마이센의 블루어니언이
일본 것을 본뜬 거라니.. 흠. 실제론 우리 조상이 만든건데 좀 안타깝네요.
'블루어니언'은 그때까지 석류를 알지 못했던 유럽에서 그 모양이 양파와 비슷하다고 생각해
‘어니언’이라 이름 붙인데서 유래했다고 하죠.

정말 너무나 아름다운 그릇들이죠. 마이센.. 마이센의 블루어니언 뿐이겠습니까.
로열코펜하겐도 실제로 보면 정말 기가 막히게 아름답죠..

(하지만 역시 가격은 OTL이라는 사실.. ㅎㅎ)

박광순 님이 지은 <홍차이야기>를 참조해서 구성한 글입니다 :)

 

                         <마이센의 블루어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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